"드라마 내용? 노래 안에 있다"…OST 제작의 비밀
[스포츠서울닷컴 | 송은주기자] "♪ 왜 너는 나를 만나서~ 왜 나를 아프게 했니. 내 모든걸 주는데 왜 날 울리니. 니가 날 상처준 만큼 다시 돌려줄꺼야. 나쁜 여자라고 하지마~ 용서~못해!"
'명품' 막장 드라마로 인기를 끌고 있는 SBS-TV '아내의 유혹' OST다. 차수경이 부른 '용서못해'로 드라마 내용의 축소판이다. 가사만 들어도 드라마 줄거리가 예상된다. 잘못된 만남과 이별, 그리고 잔인한 복수. 다음과 같다.
"왜 너는 나를 만나서, 나를 아프게 했니?" 남자와의 악연이 그려진다. "내 모든걸 주는데~"에서는 여자의 희생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둘은 이별했고 다음 수순은 여자의 복수다. "날 상처준 만큼 다시 돌려줄꺼야". 어느 정도일까. 상상 이상의 잔인한 복수다. "나쁜 여자라 하지마~ 용~서~ 못해!"
드라마 삽입곡 OST.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OST는 그저 배경음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OST의 역할이 달라졌다. 노래 속에 드라마 내용을 담고 있는 것. 분위기를 띄우는 보조역할에서 드라마의 주제를 알리는 기능까지 수행하고 있다.
드라마 OST, 어떻게 만들까. 노래에 담긴 비밀을 파헤쳤다.
◆ OST, 어떻게 만들어질까.
OST는 드라마 시놉시스가 나올 때부터 기획된다. 제작사는 음악감독을 섭외해 OST의 전체 분위기를 결정한다. 음악감독은 시놉시스를 참고해 제작에 들어간다. OST 안에 제작의도와 연출방향, 스토리 전개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어야하기에 감독과 작가의 지속적 커뮤니케이션은 필수다.
드라마 제작 스케줄상 대본은 방송 한 달 전 2~3회 가량 준비된다. 가사는 대본을 참고한다. 특히 타이틀 곡은 드라마 내용과 흐름을 잘 반영해야한다. SBS-TV '워킹맘', '카인과 아벨' 최성준 음악감독은 "메인 타이틀 곡은 한 번 들으면 드라마의 색깔을 알 수 있게 쉬운 멜로디와 가사 위주로 만든다"고 설명했다.
방송전까지 마스터링 작업을 완성한다. 보통 3회가 방송되는 시점에 OST를 발매한다. 최근에는 OST가 시청자에게 많은 관심을 받다 보니 드라마 방송전에 발매해 분위기를 띄우기도 한다.
◆ OST, 가사는 어떻게 붙일까.
드라마 OST의 가사는 시놉시스에 따라 결정된다. 불륜을 소재로 한 드라마일 경우 한맺힌 여성의 심경을 담은 가사를 만든다. 사랑을 주제로 한 드라마는 감성을 자극하는 내용의 가사를 붙이는 편이다.
실제로 MBC-TV '에덴의 동쪽'에서 동철(송승헌 분)이 영란(이연희 분)과 이뤄질 수 없는 사랑 때문에 가슴아파 눈물을 흘릴 때는 이승철의 '듣고있나요'가 흘러나온다. "언제라도 그댈 기다릴께요. 먼저 그대가 날 잊는다해도~"라는 가사가 장면과 맞아 떨어지면서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린다.
'아내의 유혹'의 메인 타이틀곡 '용서못해' 역시 드라마 상황을 함축해 극의 몰입을 돕고 있다. 노래 가사를 만든 이경 작사가는 "시놉시스를 읽었을때 내입장에서 생각해봤다. 간접 상상력을 발휘해 이 곡의 가사를 쓰게됐다"고 설명했다. 유영선 음악 감독은 "여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가사가 드라마와 맞아 떨어지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드라마는 사전제작 시스템이 아니다. 이에 시놉시스만 보고 작업에 들어가는 경우가 대부분 SBS-TV '식객' 테마곡을 쓴 송양하 작사가는 "최근에는 OST가 드라마의 성패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해졌다"면서 "OST와 드라마의 연관성이 중요해져 줄거리를 많이 참고한다"고 설명했다.
◆ OST, 보컬은 어떻게?
최근 많은 가수들이 드라마 OST 객원보컬로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도 뚜렷한 경향이 있다. 톱가수들은 미니시리즈에 주로 참여한다. 일일극이나 주말 드라마처럼 호흡이 긴드라마는 주로 신인가수들이 기용된다. 이유는 무엇일까.
유영선 감독에 따르면 미니시리즈는 대부분 외주 제작사에 의해 만들어진다. 따라서 수익적인 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미니시리즈는 스케일이 크다. 제작비 규모가 엄청나다. 이에 OST도 부가 수익으로 생각한다"며 톱가수 선호 이유를 밝혔다.
반대로 일일 드라마나 주말 드라마는 방송사 자체 제작이 많다. 또한 대부분 50회 이상으로 호흡이 길다. 유 감독은 "짧은 시간에 승부를 내는 미니 시리즈와 달리 일일극 등은 호흡이 길다. 때문에 수익보다는 보이스와 분위기를 고려해 참신한 신인에게 기회를 준다"고 설명했다.
보통 한 OST 앨범에 5~6명의 가수가 참여한다. 2곡 가량은 톱가수를 3곡은 지금 막 주목받고 있는 신인가수 위주로 구성한다. 최근 OST의 인기가 높아져 가수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치는 경우가 많다.
◆ OST, 높아진 위상
과거 OST는 장면을 살려주고 극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최근에는 드라마 분위기를 이끄는 건 기본. 테마곡이 드라마의 내용을 함축해 설명하는 길잡이 역할도 하고 있다. 이처럼 OST의 비중이 높아지다보니 제작사들은 드라마 기획단계부터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다.
게다가 요즘은 실력있는 뮤지션들이 대거 OST 제작에 참여하면서 이른바 웰메이드 OST 앨범이 등장하고 있다. 이유정 팀장은 "드라마의 해외 수출과 함께 OST도 세계에 소개된다. OST로 인한 제2, 제3의 한류를 만들 수 있을 뿐 아니라 한국음악의 우수성도 알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OST로 걷어 들이는 수익도 무시못할 수준까지 올랐다. 대게 OST 한 장을 제작하는데 드는 비용은 1억원 선. 웬만한 가수 앨범 제작비와 맞먹는 수준이다. 시청률이 어느정도 나온다면 손익 분기점은 방송이 끝나기 전에 맞춰진다.
여기에 태연의 '만약에'나 이승철의 '듣고있나요'처럼 메인 타이틀 곡이 히트를 치면 방송 2~3회 정도의 제작비 만큼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이러한 장점들 때문에 OST 시장이 끊임없이 발전되고 있는 이유이다.
< 사진 = 이호준기자, 사진제공 = SBS, MB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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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한류열풍 사랑
글쓴이 : 韓國을 세계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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